환자는 평소 유순한 성격의 남성입니다. 근무하는 직장에서 직장상사와의 불화로 오랫동안 정신적 압박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그 이후 일상생활에서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날카로워져 사소한 일에도 자주 화를 내게 되었습니다. 수시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고 목뒤로도 열이 뻗치면서 잠이 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직장을 퇴직하고 집에서 요양을 하던 차에 수개월 전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게 되었습니다. 부당한 일로 시비가 붙게 되어 폭력을 당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울화가 폭발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도 분노가 풀리지 않아 지난 여러 가지 일들이 수시로 생각나고 그럴 때면 가슴 두근거림, 상열, 불면 등이 발현되면서 그 증상들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스스로의 감정을 추스르기가 어려워지자 정신과 병원을 찾게 되었고 외상 후 충동조절장애로 진단받았습니다.
우리 몸에는 충동적 분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것들이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아드레날린의 과도한 분비에 의한 교감신경 흥분이 위주로 그 외 세로토닌과 편도체의 문제가 부수적으로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진단되었습니다.
신경정신과 질환에 쓰이는 여러 한약은 이처럼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나 뇌의 특정 부위를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우리 몸의 감정 상태를 조절해줄 수 있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분은 본원에서 3달 동안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였고, 복용 한 달을 기점으로 심계항진(두근거림), 상열(열오름), 불면증이 현저히 호전되었습니다. 그리고 분노의 감정을 어느 정도 추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약을 연복하여 분노의 감정과 그에 연관된 제반신체증상이 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소실되었고 새로운 직장을 얻어 일상에 복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