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생은 6달 전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여 대안학교로 전학하면서 강박증, 건강염려증, 불안장애, 피해망상, 환청, 불면 등의 증상이 생겼습니다. 최근에는 오락을 하다가 화가 나서 폭행을 행사하여 1개월 간 병원에 격리 입원되기도 하였습니다.
구체적인 강박적 사고 및 행동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딘가에 얼굴을 부딪치거나 타인에게 맞아서 상해를 입혔는데 본인이 그것을 모르고 있을까봐 걱정함
진료실에서도 기둥에 얼굴을 부딪쳤을까봐 걱정이 되어 엄마에게 ‘엄마 나 기둥에 얼굴 부딪쳤어?’라는 질문을 30초 간격으로 끊임없이 반복해서 물어봄
본인이 어딘가에 부딪쳐 다칠까봐 매우 불안해함. 의자에 앉으면 의자가 넘어져 다칠까봐 걱정되어 앉지를 못해서 진료실에서도 의자에 앉지 못하고 서서 계속 서성거림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다른 사람이 타자 ‘아빠 저 사람이 나 때리지 않았어?’라고 끊임없이 반복해서 물어봄
사소한 터치에도 몸이 상할까봐 걱정함. 학교에서 선생님이 머리를 쓰다듬어도 머리를 다칠까봐 터치를 극도로 싫어함.
집 밖에 나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때리고 해치려한다고 생각함. 이는 친구, 사촌형에게 구타를 당한 후 생긴 피해망상이었습니다.
현재 정신과약을 복용 중인데 약을 확실히 복용했는지 걱정되어 입안의 약을 뱉어서 확인하고 다시 입안에 넣는 행동을 반복함
누군가 음식을 주면 음식에 독을 탔을까봐 걱정되어 먹지 못함
음식점에서 콜라를 먹을 때 지금 마시고 있는 것이 콜라가 아니라 혹시 몸에 해로운 다른 음료수가 아닐까 걱정되어 먹지 못함
남이 쓰던 빗은 오염되어 자신이 쓰면 머리카락이 빠질까봐 걱정되어 쓰지 못함
남이 썼던 로션을 바르면 자신의 얼굴이 잘못 될까봐 걱정되어 바르지 못함
헬스장 공용 샴푸에 누군가 독을 탔을까봐 걱정되어 머리를 감지 못함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자신의 옷에 누군가 독을 묻혔을까봐 걱정되어 5분 간격으로 사물함을 확인함
잘 때 도둑이 들까봐, 물건이 제대로 있는지,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걱정되어 30분~1시간 간격으로 일어나서 문이 잠긴 것을 반복해서 확인함.
손과 얼굴이 더러워졌을까봐 1분~10분 간격으로 수시로 씻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자신의 손을 핥으면 손이 상할까봐 걱정되어서 반복적으로 손을 깨끗이 씻음. 강아지 털이 날려 자신의 건강이 상한다고 생각하여 강아지를 때리고 폭행하였습니다.
집 거실이 오염되었다고 생각해서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있고 거실에 나오지 않음
기타 환청, 우울, 불안감, 불면 등의 증상이 있었습니다.
본원에서는 강박장애를 비롯한 정신과 질환의 접근에서 성향, 감정, 수면과 대변 상태를 중요하게 봅니다. 이 학생은 정적이고 내성적인 성향에 두드러지는 감정은 걱정, 불안, 우울이었습니다. 수면은 불면 경향이었고 대변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환자의 심리적, 신체적 상태와 주 증상을 고려하여 한약을 투여했습니다. 첫 2주치 복용으로 제반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총 4달을 복용하여 위에 언급한 모든 강박적 사고와 행동이 소실되었습니다. 건강염려증, 망상, 환청, 불면, 불안감, 우울감 등도 모두 소실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되어 정상적으로 일상생활과 학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