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환자분은 출산 후 보약 복용을 위해 내원했으나 진단 결과 사회공포증이 주된 증상으로 드러났던 경우입니다. 사회공포증이 원래도 심했는데, 출산 후 복직하면서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남들이 나에게 집중하면 고개가 떨리는 것을 알아차릴 것 같고, 밥 먹을 때도 손이 떨린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피해망상까지 갈 수 있다고 듣고 자낙스, 발륨을 복용 중인 상태로 내원했습니다. 특히 남들과 같이 식사하는 자리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고개와 손이 떨리는 것을 남들이 눈치챌까봐 걱정이 많이 되고 그 다음으로 힘든 상황은 회의 때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남들보다 말을 잘 못 하는데 말을 잘 해야 하고, 잘 보여야 인정받을 수 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힘들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왜 말 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냐고 핀잔 받은 이후로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습니다. 대인관계에서도 존재감이 없는 것 같고, 자연스럽게 웃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서 힘들다고도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산후 우울증, 무기력 증상도 있었습니다. 아기를 봐도 행복하지 않아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회사 복귀하고 나서 더욱 힘들다고 했습니다. 피곤하고 무기력하다보니 사는 재미가 없고, 몸도 떨리고 기분이 쳐진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분의 신체증상으로는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고 냉하고, 머리가 항상 무겁고 맑지 않고 개운치 않고, 종아리가 잘 뭉치고 붓고 소화, 대소변, 수면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성격상 긴장을 잘 하는 분들에게서 사회공포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 분도 그런 경우로, 주증상과 나머지 전반적인 증상, 성향과 감정까지도 고려한 맞춤 처방에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경우에 자주 쓰이는 약재인 계지를 더해서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15일치 복용 후 사회공포증이 유발되는 대인 상황에 있어서의 긴장, 두려움, 불안 등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고개, 손 떨림은 아직 느낌은 남아있지만 남이 보기에는 잘 드러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때까지는 자낙스, 발륨과 한약을 병행해서 복용했습니다. 총 30일치 복용 후 남들과 식사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손 떨림, 회의 시 발표에 대한 부담감 등이 10->1,2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평소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증상도 스트레스 받을 때만 약간 다시 생기는 정도로 호전되어 치료를 종료했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다시 떨릴 것 같은 불안감은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