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준 경희한의대
겸임교수, 난치병한약치료전문 할아버지한의원장
이번 광고달에는 불안장애의 한약치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안장애란 만성적으로
걱정, 근심이 많은 병, 그래서 여러 가지 신체적인 증상이나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불안장애입니다. 불안한 느낌이 지나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다양한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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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ttp://dailyhealthpost.com
일상적으로
불안감이 가끔 나타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불안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통제할 수 없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방해 받으면 불안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증상은 마음이 항상 불안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거나 긴장이 잘 되고 예민해지고
초조할 경우,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염려하며 잘 놀라며 그와 동반된 불면증, 근육긴장,
집중장애, 심계항진, 상열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안장애는
대개 공황장애,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범불안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의
일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방의 치료는 항우울제(SSRI 등)를 사용하며
필요에 따라 항불안제(벤조다이아제핀 등)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으나 효과가 일시적이고
근치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불안장애의
한약치료
불안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대개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기인하고
자율신경실조로 인한 교감신경의 과흥분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안장애
환자는 불안감 때문에 항상 긴장한 상태에 있게 되고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두통,
심장 박동 증가, 호흡수 증가, 위장관계 이상 증상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도 많은 장애가 됩니다.
불안장애는
한약으로 치료가 잘 되는 정신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황련(黃連), 복령(茯笭), 향시(香?)
외 용골(龍骨), 모려(牡蠣) 등의 약물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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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황련, 복령 (사진=식품의약품 안전평가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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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용골:동물의 화석 뼈, 고대 포유류동물의 화석화된 골격, 모려:굴껍질,
굴 패각류의 껍질을 잘게 부수어 약재로 쓴다 (사진=식품의약품 안전 평가원)
용골과
모려의 주성분은 칼슘으로 우리 몸의 아세틸콜린의 합성을 촉진해 교감신경의 흥분을
진정시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뇌파의 발작이상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한약치료 증례
조**
41세 남 182cm 87kg 고위직공무원
환자는
중앙부처의 고위직공무원으로 건장한 체격의 사람 좋아 보이는 남성이었습니다. 불안장애는
10년전 해외유학 중에 발생했습니다. 진단명은 강박불안증이었습니다. 당시 과도한
학업과 객지생활의 스트레스로 불안장애가 생겼습니다. 수개월전 승진시험을 앞두고
불안장애가 악화됐습니다. 양방 정신과에서 항불안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를 복용했으나
잠시 좋아질 뿐 치료되지 않았습니다.
별것
아닌 시험인데도 공부를 하려면 극심한 불안감, 초조감이 엄습하면서 머리가 조여지는
듯 몽롱해지고 몸이 구름 위에 둥둥 떠있는 듯 비현실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때
책을 보면 활자가 흩어져 이해가 안되고 글이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불안장애는 불면,
옅은 잠, 자다가 자주 깸, 가슴 두근거림, 열 달아오름, 식은땀, 입마름, 식욕부진,
변비 등을 동반했습니다. 결국 시험을 포기하게 됐으나 불안장애는 여전히 남아 일상적인
업무, 대인관계, 사회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게 됐습니다.
필자가
오랫동안 정신신경과 환자들을 치료해보니 이 분들은 대개 심성이 착하고 마음이
여리고 영혼이 맑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 혼탁하고 사악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그들은 적합하지 않은 것일까요? 어쩌면 그런 세상이 그들을 병들게 한 것은 아닐까요?
필자의
진단에 환자에게서는 용골과 모려의 증상이 보였습니다. 단지 일주일치 한약을 먹고난
뒤 환자의 불안장애는 크게 호전됐습니다. 불안하지 않고 초조하지도 않고 마음이
느긋하고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약을 복용한 그날부터 잠을 푹 자게 되었고
입맛도 돌고 배변도 원활해지면서 마음에 즐거움과 희망이 생겼다고 합니다.
환자의
불안장애는 2달이 지나지 않아 모든 증상이 소실됐고 재발방지를 위해 모두 한 달치를
더 복용하고 폐약하게 됐습니다.
이분은
고위직공무원임에도 권위적이지도 않고 명리를 탐하지도 않는 소박한 심성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필자는 이분에게 삶의 목적이 명리가 아니라 행복일진대 세상의 풍진에
흔들리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낙향하기를 권유했습니다. 의사로서 이분이 병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외부로부터의 악화요인이 제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몇 달 동안의 숙고 끝에 이분은 낙향을 결심했고 낙향하는 날 필자에게 찾아와 밝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전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