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준 경희한의대 겸임교수, 난치병한약치료전문 할아버지한의원장
한약으로 치료하는 정신질환, 이번달에는 분열정동장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분열정동장애란 어떤 병인지, 필자의 증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51세 여 키152cm 체중58kg 경기 의왕시 거주
환자는 식당 자영업을 하는 부녀입니다. 6개월전부터 가게가 금전적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되면서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기존에 있었던 우울증 증상이 더 심해지면서 우울감, 불안감, 무기력함, 상열,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자다가 반복적으로 깨어남 등의 증상들이 발현, 악화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달 전쯤부터 환시, 환청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환시, 환청은 한 쌍의 남녀가 환자를 둘러싸고 ‘왜 맨날 일만하고 사느냐’는 등 환자를 논평하는 유형으로 반복됐다고 합니다.
일주일 전 저녁 무렵 취사도중 갑자기 밥솥의 밥을 다 쏟아내고 집기를 던지면서 실성한 듯 히-웃으면서 두서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다양한 형태로 며칠간 지속됐고 한동안 가족과 친지들도 못 알아보는 상태가 지속됐습니다(와해된 언어와 행동).
이를 목격한 남편이 충격을 받고 정신과병원에 환자를 의뢰했고 분열형 정동장애로 추정되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환자의 지인의 지인이 유사한 질환을 앓고 있던 중 필자의 한약을 복용하고 치료됐다는 소문을 듣고 필자에게 내원하게 됐습니다(대개 정신질환은 한약을 먹고 치료가 되었더라도 병력을 숨기고 남에게 굳이 말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용케 소개를 받고 찾아왔더군요).
분열정동장애는 비교적 흔하고, 파괴적이며 만성적인 정신질환중의 하나입니다. 정신분열병의 증상과 정동장애(기분장애, 우을증)의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분열정동장애가 정신분열병의 일종인지 혹은 기분장애의 일종인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고, 오늘날에는 많은 임상가와 연구자들은 이 병이 기본적으로는 정신분열병의 일종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분열정동장애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는 주요 우울증 혹은 조울증의 증상을 보이는 시기에 동시에 정신분열병의 일차 증상(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와해된 행동 등)을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필자의 환자 역시 기존에 우울증을 오래도록 앓아오고 있다가 어느 시기에 정신분열병에 준하는 망상, 환각, 와해된 행동 등의 증상을 보였지요. 그래서 분열정동장애로 진단 받았던 것입니다.
분열형 정동장애를 진단하는 임상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타인에게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환청, 환시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② 사실과 다른 망상적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 ③ 정학한 의미가 없는 와해된 언어를 사용한다. ④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행동을 보인다. ⑤ 우울함이 지속되는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 ⑥ 기분이 들떠있는 조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분열형 정동장애는 정신질환 중에서도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병입니다. 조증이 발동하면 각종 환청, 망상이 나오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행동이 난폭해짐과 동시에 인지기능과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운 가족 친지도 못 알아보게 됩니다. 그러다 1~2달 다시 울증으로 변해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분열정동장애의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기계가 자신의 한계를 넘는 부하를 받을 때 고장이 날 수 있듯이 사람의 정신 역시 자신의 적응 한계를 넘는 스트레스, 충격을 받으면 고장이 날 수 있겠지요. 분열정동장애라는 정신질환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쳐 발현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분열정동장애를 비롯한 정신과질환의 한약치료는 현재 환자의 정신과적 질병명에 구속되지 않고 환자의 신체상태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접근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예컨대 마음이 불안하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잠을 잘 못 자면 잠을 잘 수 있게 해주고, 소화가 안되면 소화가 잘 되게 해주고, 변비 설사가 보이면 대변을 정상화 시켜주는 것이지요.
병을 보기 이전에 그 병을 담고 있는 환자의 몸을 보고, 그 몸을 편안하게 건강하게 정상화시켜 준다는 것이지요. 한약으로 고양된 환자의 몸은 스스로의 자연치유력을 고양시켜 자신의 병을 스스로 치료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즉각적인 호전이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스스로 고양된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 우리 몸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므로 호전 속도가 느릴지라도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환자 역시 수개월간의 한약 복약을 통하여 분열정동장애를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한약을 복용한 첫 한 달 내 환시, 환청, 와해된 언어와 행동이 소실되었고 두 달 동안 우울증에 동반됐던 불면, 상열, 가슴 두근거림 등의 신체증상이 소실되었고 이후 심리적 불안감, 우울감 역시 크게 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크게 개선됐습니다.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1/23/20150123850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