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교수의 난치병
한약치료 이야기
경추추간판탈출증 ‘목 디스크’
노의준 경희한의대
겸임교수, 할아버지한의원장
오늘은 경추추간판탈출증
속칭, 목 디스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추 즉, 목뼈는
7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추 사이에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조직을
경추추간판(목 디스크)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목 디스크라 함은 경추추간판이 뒤로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여 생기는 질환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blog.daum.net/yyg9492/150
목 디스크의 증상은
다양합니다. 뒷목이 아프다. 어깨가 아프다. 팔이나 손이 저리다. 팔에 힘이 없다.
등등 다양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흔히 잘못된 자세, 일자목 등은 우리 몸의 구조를
틀어지게 하여 목 디스크를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자목이란? 경추는
C자형으로 구부러져 있는데 잘못된 자세 등으로 목이 일자형이 된 것을 말합니다.
일자목이 되면 목에 가해지는 압박이 커져 목 디스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cafe.naver.com/mom2cokr/10
우리 몸의 구조가
틀어지면 근육과 관절의 통증이 오게 됩니다. 우리 몸의 구조가 틀어졌다는 것은
뼈의 구조가 틀어졌다는 말이지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뼈를 지탱하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틀어졌다는 말입니다.
한약은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를 바로 잡아 틀어진 구조로 인한 관절염, 디스크, 오십견 등의 각종
근골동통질환을 치료해 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틀어진 근육과 인대를 바로 잡아
근골의 통증을 치료해주는 대표적인 한약으로는 대추大棗, 작약芍藥이 있습니다.
| 대추(大棗) | 작약(芍藥) |
 |  |
| 우리가 알고 있는 대추. 갈매나무과 낙엽관목의 열매 | 미나리아재비과 작약의 뿌리. 우리나라 황해도 지역의 산과 들에 주로 야생한다. 민간에서는 작약차로 달여 마시기도 한다 |
▲이미지출처 http://www.omniherb.com
우리 몸의 근육은
관절을 펼칠 때 힘이 들어가는 근육-신근伸筋과 관절을 굽힐 때 힘이 들어가는 근육-굴근屈筋으로
나누어집니다.
신근이란 관절을
신장할 때 즉, 관절각이 넓어질 때 수축되면서 힘이 들어가는 근육을 말합니다. 대추는
신근이 굳었을 때 이를 치료해줄 수 있는 한약입니다.
굴근이란 관절을
굽힐 때 즉, 관절각이 좁아질 때 수축되면서 힘이 들어가는 근육을 말합니다. 작약은
굴근이 굳었을 때 이를 치료해줄 수 있는 한약입니다.
우리가 앉아있거나
서있을 때 자세를 유지해주는 근육을 자세유지근이라고 합니다. 자세유지근의 대부분은
신근에 속합니다.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 뒤의 근육들과 허리를 지탱하고 있는 허리의
요추기립근은 대표적인 자세유지근이자 신근입니다. 목과 허리의 디스크는 대개 목과
허리의 자세유지근이 틀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추는 우리 몸의
고장난 신근-자세유지근을 치료해줄 수 있는 한약이고, 작약은 굴근을 치료해 줄
수 있는 한약입니다. 하지만 대추 작약만
먹는다고 우리 몸의 고장난 신근 굴근이 치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약의 효과는
‘단일약물의 효과’라기보다는 그 외 다른 효능의 여러 약물들이 만나 이뤄내는
‘처방의 시너지(synerg)y효과’이기 때문입니다. 즉, ‘1+1=2’가 아니라 1과 1이
합하여 이뤄내는 상승적 시너지효과 ‘2+α’! 이것이 한약 처방의 비밀이자 신비인
것입니다.
대조 작약이라는
한약이 어떻게 굳은 근육을 풀어 근골동통질환을 치료하는지 필자의 경추디스크 치료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분(서○○ 여
57세 163cm/49kg 주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거주)은 5년전 C4,5,6,7번 경추 추간판탈출증이
발병. 처음에는 10분 이상 서있거나 앉아있기도 힘들 정도로, 그야말로 눈물이 날
정도로 심한 통증이 하루 종일 지속됐답니다. 이후 양.한방병원에서 견인치료, 물리치료,
부항 등을 병행해 처음보다 30~50% 호전됐으나 갖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호전 없이 5년을 지내왔습니다.
‘찡그린 표정, 웅크린
어깨, 지치고 피로한 말투, 매일 누울 자리만 찾을 정도로 극심한 피로, 매사가 짜증이
나고 귀찮기만 하다’ 지난 5년간을 매일 하루종일 지속되는 통증이 만들어 놓은 환자의
일상입니다. 작은 가사도 힘겨워할 정도의 통증은 환자의 가정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삶의 질 역시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필자의 임상경험상
경추디스크를 비롯한 제반 근골동통질환은 한약으로 매우 치료가 잘되는 질환중의
하나입니다. 이 환자 역시 어렵지 않게 치료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3달이면 현저히
호전되고 6달이면 다 치료될 것이니 아무 걱정하지마시고 한약만 열심히 드세요.’
그렇게 2달간 한약을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혀, 조금도, 단 1%도 호전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보고 또 보아도 진단과 처방이 틀림없는데, 도대체 왜? 조금의 호전조차 없는
것일까?
이상한 일은 또 있었습니다.
‘지난 2달의 복약으로
조금의 호전이 없었는데도, 왜 여전히 저를 믿고 복약을 원하시나요’라고 제가 환자에게
되물어 보았을 정도로, 그동안 환자는 단한마디의 불평도 없었고 더없이 공손하였던
것입니다.
돌아오는 환자의
대답은 저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였습니다. 환자를 소개시켜주신
분은, 부군의 부하직원의 아내였습니다. 저 역시 그분을 알고 있습니다. 필자에게 강의를
들은 D한의대 학생의 부형으로, 그 분 역시 경추디스크를 앓다가 수술직전 제게 내원해
한약으로 한달만에 말끔히 치료가 됐었습니다.
환자의 남편은 증상의
호전이 없자 그분께 수시로 전화를 걸어 ‘정말로 낫는 것이냐’고 물어보았고, 그분은
‘내가 그 원장님께 5명의 디스크 환자를 보냈는데 치료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반드시
나을테니 아무소리 말고 원장님 시키는대로 하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환자
자신은 2달간의 복약으로도 효과가 없자 크게 의심하고 있던 차에, 통증을 견디다
못해 모 한방병원에 입원하여 견인, 부항치료를 받고 있었답니다.
하루는 담당의가
한약을 권하길래 ‘모한의원 모원장에게서 이미 한약을 먹고 있다’고 했더니 그 담당의는 ‘그
원장님이라면 꼭 치료해드릴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더 이상 한약을 권하지 않겠습니다’라며
오히려 환자 자신을 격려해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환자의 말을 들은
저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여러 사람의 신뢰와 기대를 고려컨데 ‘이
환자는 내가 반드시 치료해줘야만하는 환자구나’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며칠동안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필자는 이
환자를 통하여 ‘대추가 우리 몸의 신근-자세유지근을 풀어주는 한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환자의 MRI 사진에는
일자목이 보이고, 필자의 진단상 뒷목의 자세유지근이 심하게 강직되어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대추가 아니면 풀릴 수 없는, 다량의 대추만이 풀어낼 수 있는 병증임이
틀림없었습니다.
▲C-Spine MRI : HIVD
of C4,5,6,7
환자께서 ‘원장님
한약 맛이 꼭 대추차 같아요’라고 할 정도로 다량의 대추를 위주로 한약처방을 재구성해
투약 한달 여만에 5년간의 경추디스크를 말끔히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이 환자의 증례는
논문화되어 국제고방학술대회 등의 학술대회에 보고됐습니다. 아래는 논문에 게재되었던
상세한 치료경과입니다.
| 날짜 | 투약 | 복약 후 경과 | 비고 |
| 11.3.19 | 할아버지경추전 1일 3회 복용, 14일치 투약 | 별무변화 | |
| 11.4.2 | 동방 52일치 투약 | 별무변화 | 복약 초기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짐. 양방병원에서 견인치료를 하고 한의원에서 환부에 부항을 한 뒤 통증이 감소함. 이후 지속적인 복약에도 병증의 호전이 없어 모한방병원에서 입원하여 견인치료와 부항치료를 병행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배부가 약간 부드러워지는 정도에서 병증의 호전이 크게 없음. |
| 11.5.30 | 다량의 대조를 위주로 한약처방을 재구성하여 34일치 투약 | 경추디스크로 인한 제반 통증 소실 | 10일치 복약으로 50%가 호전되고, 동방 10일치 복약으로 60%가 호전됨. 이후 급속히 호전되기 시작하여 동방 14일치로 통증은 완전히 소실 됨. 이후 통증에 대한 환자의 자각증, 항배부 근육에 대한 긴장 압통의 촉지검사, backrup test의 호전정도로부터 대조증 근강직에 의한 우측항부 근육통은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판단되었음. |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20/20140220850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