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앓아오던 간질을 치료한 사례

2022-04-8 | 간질

이 환자분은 태어났을 때부터 뇌전증으로 인한 전신경련으로 인해 1년에 1-2회의 대발작과 한 달 2-3회의 소발작을 겪고 있었습니다. 뇌파 검사 상으로도 뇌파 이상 소견이 나타나고 뇌 영상 소견에서는 우측 뇌의 경색 소견과 함께 경련 증상은 주로 좌측 눈꺼풀과 좌측 상체로 나타났습니다. 내원 당시 Tegretol, GaBaPEN, Lamictal 등의 양약을 복용 중이었고 이로 인해 간질시 경련은 덜해도 간질 발작의 빈도 및 정도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전조증상으로는 왼쪽 팔의 저린 느낌 비슷한 위화감과 왼쪽 눈꺼풀 떨림이 있었습니다.

이 분의 동반 증상으로는 두통, 항강통(뒷목이 뻣뻣한 통증), 전신의 신체통 등이 있었습니다. 원래도 있던 증상들이 2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로 크게 악화되어 주 3-4회 빈도로 발생하게 되었고 한 번 생기면 진통제를 반드시 복용해야 할 정도로 심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극심한 피로감, 무기력감 등으로 한 달에 2-3번은 회사에 나가지 못하거나 조퇴해야만 했습니다. 몸살기도 자주 생겨서 날이 춥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온 몸이 두드려 맞은 듯 아프고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심했습니다. 간질 발작 또한 겨울에 너무 춥거나 여름에 너무 더울 때, 비 오는 날에, 피로 및 스트레스가 가중될 때 악화되었으며 여름보다는 겨울에 추울 때 소발작도 더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12월에서 2월까지 날씨가 추워지면 혈액순환이 안 돼서 신체통도 빈번해지고 소발작도 더 자주 일어났습니다.

이 환자분은 감기에 걸리면 주로 목감기로 편도가 붓고 아프고 평소에 피로, 과로하거나 목을 많이 써도 목이 붓고 아플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입술이 건조하여 자주 갈라지고 트는 양상이 보였고 복진(진료시에 누워서 배를 촉진하는 것)에서 오른쪽 갈비뼈 아래 부위의 저항감이 저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또한 추위를 많이 타고, 추운 데서 떨고 나면 몸이 으슬으슬 춥고 쑤시는 몸살기도 자주 생겼으며 긴장, 흥분하거나 술을 마시면 얼굴이 쉽게 빨개지고 체력도 약하고 여성적인 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한의학적으로 환자분에게 맞는 최적의 처방을 선정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에 기반하여, 틱 및 간질에 자주 쓰이는 특정 처방의 적합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고, 여기에 근육의 경련과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작약이라는 약재를 대량으로 증량한 처방을 투약하기로 했습니다.  

환자는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으로, 첫 두 달 치를 복용하고 메일로 경과를 알려주셨습니다. 복용 후 몸과 마음이 호전되는 느낌이다, 소발작이 한 달 3회에서 1회 정도로 빈도가 줄었으며 발작이 발생해도 10초 정도로 가볍게 지나간다, 교통사고 이후 항상 머리와 뒷목이 아팠는데 한약 복용 후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보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분은 한약을 복용하고 나서 소발작의 정도와 빈도도 줄어들었지만, 대발작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기에 지금도 처방을 계속 복용 중이십니다. 간질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입니다. 완치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3년 간 대발작이 없었던 것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환자분은 간질 발작의 정도, 빈도도 크게 줄었지만 나머지 두항강통, 신체통 또한 크게 호전되어 이제 예전처럼 자주 회사에 결근하거나 조퇴하는 일도 없으며 몸이 가볍고 날아갈 것 같다고 기뻐했습니다. 

환자분에게 가장 적합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처방을 복용하는 도중에는 전반적인 모든 증상이 개선되고 삶의 질이 매우 높아짐을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본원으로서도 매우 고무적인, 현재도 진행 중인 좋은 증례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