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열 과항진으로 인한 몽유병 치료사례

2022-04-8 | 몽유병

건실하고 골격이 튼튼하고 까무잡잡하고 체력과 활력이 넘치는 아이입니다. 매우 활동적이어서 진료실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부산히 움직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잘 때까지 쉬지 않고 노는 아이로 체력이 너무 좋아서 엄마가 감당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몽유 증상은 4살 이후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심하면 주 7회, 평소 주 3~4회 정도 발생하며 잠든 지 1시간 정도 지나면 크게 고성을 지르며 깨어납니다. 이후 20분가량 울고, 웃고, 떠들고, 돌아다니는데 다음날 아침 아이는 지난밤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몽유 도중 대화가 가능하기도 하여 아빠와 이런 저런 두서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아빠 손을 잡고 집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기도 했습니다. 

처음 몽유가 발생하였을 때는 가족이 매우 놀랐으나 5년 넘게 거의 매일 몽유가 발생하다보니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몽유 증상은 여름, 온종일 늦게까지 놀다 들어온 날, 속상하거나 혼났을 때 악화되고 겨울에는 완화되었습니다.  

아이의 감정 상태는 굳이 규정하자면 흥분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외 별다른 감정은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더위를 많이 타고 몸에 열이 많아서 잘 때도 이불을 차고 잘 때가 많으며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식욕이 좋고 식사량도 많고 밥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배가 고프다고 허기를 쉽게 느끼는 아이였습니다.

몽유에 쓰는 여러 처방 중에서 아이는 몸에 열이 많고 체력이 매우 강인하며 여름에 악화되는 것으로 보아 더위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매번 소리를 지르면서 깨어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동적이고 흥분성의 양상을 참고한 처방을 선방하여 투약했습니다. 

한약 복약 첫 15일 중 첫날과 이튿날은 여느 때처럼 몽유를 하였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고성도 지르지 않고 조금 깨어나 뒤척이더니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몽유가 없었습니다. 총 두 달 동안 한약을 복용하면서 약하게 2차례의 몽유가 발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몽유 증상과 잠꼬대 증상도 소실되어 치료가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