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교수의 난치병 한약치료 이야기 ‘범불안장애’

2022-04-12 | 범불안장애

노의준 경희한의대 겸임교수, 난치병한약치료전문 할아버지한의원장

 

범불안장애는 불안장애의 한 종류로서 만성 불안 신경증이라고도 합니다. 범불안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흔히 “이유를 모르겠는데 왠지 늘 불안하고 무언가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호소합니다. 특별한 원인 없이 특정한 일이 아닌 세상 모든 일을 불안해하는 것으로 그 증상이 생활을 하는 데에 지장을 주고 6개월 이상 지속될 때에 이 병의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범불안장애로 인한 불안감은 정상적인 불안감과 다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가끔 돈 문제로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범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돈 문제에 대해 몇 개월 동안 계속 하루에도 몇 번씩 걷잡을 수 없는 걱정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걱정할 이유가 없어도, 그리고 실제로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본인이 알면서도 불안에 사로잡힌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불안이 돈 문제에서 다른 문제, 예를 들어 가족의 안위, 건강, 사고 등의 다른 문제로 걷잡을 수 없이 옮겨 갈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도하고 비현실적인 걱정과 불안은 일상생활, 업무수행, 대인관계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증상

평소 마음이 불안 초조해 안절부절 못하고 잘 놀랍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땀이 나고 얼굴에 열이 올라 화끈거리고 손발에 땀이 나거나 혹 떨리거나 혹 저리기도 합니다. 호흡이 빨라지고 얼굴이 창백해지기도 합니다. 각종 소화기 증상, 복통, 설사, 속이 미식거림, 목에 무엇이 걸린 느낌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근육긴장, 주의산만, 집중곤란, 불면증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증상은 범불안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주요한 증상입니다. 1)다양한 사건이나 활동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걱정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된다 2)걱정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3)다음의 6개 증상 중 3개 이상이 나타난다. ①안절부절 못함 또는 긴장되거나 가장자리에 선 듯한 아슬아슬한 느낌 ②쉽게 피로해짐 ③주의 집중의 곤란이나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 ④화를 잘 냄 ⑤근육의 긴장 ⑥불면

원인

현대의학에서도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몇 가지 원인을 가설적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①불안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문제로 인한 것이다. ②환자 자신이 인식할 수 없는 무의식적인 갈등으로 인하여 불안해하는 것이다. ③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사소하고 다양한 자극에 대하여 경미한 불안반응의 조건이 형성되어 만연된 불안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다양한 자극상황에서 공포반응이 경미한 형태로 나타나는 일종의 다중공포증으로 볼 수 있다. ④주변의 생활환경 속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위험이 실제로 위험한 사건으로 발생할 확률을 과도하게 높이 평가하고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지적 특성으로 인한 것이다.

치료 및 사례

범불안장애는 매우 흔한 장애질환이지만 다른 장애에 비해 그 치료방법이 잘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약물치료로는 흔히 Benzodiazepine 계열의 약물을 투여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정신과질환의 치료와 같이 근본적 원인 치료로 보기 어렵습니다.

강** 여 30세 키159cm 체중53kg 미혼 회사원

환자는 1~2년 전부터 본인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불안해하고 걱정할만한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하루에 2~3차례씩 극심한 불안감이 엄습하곤 했습니다. 

불안감이 엄습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지며 얼굴로 열이 오르고 숨이 차며 입이 마르고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심한 소화불량, 변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목에 무엇인가 걸린 듯한 느낌, 음식이 목에 걸려 삼켜지지 않아 물 한 모금도 제대로 삼키기가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병원에서 범불안장애 진단을 받았고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였으나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환자는 범불안장애를 치료받으러 내원한 것이 아니라 6개월 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원인모를 마른기침을 치료하러 왔었습니다. 급성병과 만성병을 같이 앓고 있는 경우 먼저 급성병을 치료하고 그것이 치료되고 나면 이후 만성병을 치료하는 것이 난치병 한약치료의 원칙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환자분은 진료상담 도중 범불안장애로 인한 제반증상이 더 고통스러우니 기침보다 먼저 치료받기를 원했습니다.

얼마 전 제게서 공부를 배운 모원장님이 자신의 환자를 문의해 온 적이 있습니다. 그 환자도 음식을 먹으면 목구멍에서 걸려 안내려가는 증상으로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연하곤란을 주소로 하였습니다. 이 증상은 대개 미주신경의 문제로 식도가 좁아져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한약의 기제(氣劑)를 씁니다. 기제란 귤껍질(귤피橘皮), 탱자열매(지실枳實) 등 방향성의 향기가 강한 한약재를 말합니다. 과연 그 환자의 연하곤란은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깨끗이 치료가 됐습니다.

저의 환자에게도 기제를 써야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범불안장애로 인한 극심한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상열, 소화불량, 불면 등을 치료할 수 있는 한약재를 더해 투여했습니다. 보름치를 복용하고 연하곤란이 소실되고 불안감이 거의 소실될 정도로 좋은 효과를 보였고 한달치를 복용하기 전에 불안감을 비롯한 가슴 두근거림, 상열, 소화불량, 불면 등의 증상이 모두 소실됐습니다.

이후 환자의 마른기침 역시 기관지의 자윤(滋潤) 부족과 염증으로 보고 접근하여 보름치 한약을 모두 복용하기 전에 소실됐습니다.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16/2015091685013.html